직장 내 성희롱은 단순한 스킨십이나 노골적인 말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정작 많은 이들이 성희롱을 당하고 있음에도 “이게 정말 성희롱일까?”, “내가 예민한 건 아닐까?”라는 생각에 침묵하고 지나가버립니다. 그 결과, 가해자는 반복적으로 문제행동을 저지르게 되고 피해자는 깊은 고통을 감내하게 됩니다.
성희롱은 시각적, 육체적, 언어적 방식으로 다양하게 나타나며, 피해자의 의사와 무관하게 불쾌감·굴욕감·수치심을 유발했다면 그 자체로 성희롱이 성립됩니다. 문제는 그 경계가 모호하게 느껴지는 데 있습니다. 따라서 어떤 행동이 성희롱에 해당하는지, 각 유형별로 어떤 대처를 해야 하는지 정확하게 알고 있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이 글에서는 성희롱의 대표적인 세 가지 유형과 그에 따른 구체적인 사례 및 대처 방법을 정리하였습니다. 특히 각 유형에 따라 효과적인 증거 확보 방법을 표로 정리하여, 실제 상황에서 유용하게 참고하실 수 있도록 구성하였습니다.
1. 시각적 성희롱: 보는 것도 폭력입니다
시각적 성희롱은 성적인 불쾌감을 유발하는 시선, 이미지, 물품 등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피해자가 의도치 않게 보게 되거나, 반복적으로 노출되었을 경우 해당 행위는 성희롱으로 간주됩니다.
예를 들어, 음란물(영상, 사진)을 사무실에서 재생하거나 공유하는 행위, 성적인 그림이나 문구가 적힌 물건을 자리에 비치하는 것, 특정 부위를 노골적으로 훑어보는 시선, 타인의 신체를 몰래 촬영하는 행위 등이 모두 시각적 성희롱에 해당됩니다.
이러한 유형의 성희롱은 비교적 객관적 증거 확보가 용이한 편입니다. 영상, 사진, CCTV, 화면 캡처, 이메일 등의 형태로 남겨두면 법적 대응 시 유효한 증거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시선에 의한 불쾌감의 경우에는 목격자 진술과 피해 일지 작성이 중요합니다.
2. 육체적 성희롱: 손대지 마십시오
육체적 성희롱은 가장 명확하고도 직접적인 유형입니다. 피해자의 신체를 동의 없이 접촉하거나 밀착하는 모든 행위가 이에 포함됩니다. 예를 들어, 불필요한 터치, 어깨를 주무르거나 손을 잡는 행위, 껴안거나 강제로 신체에 접근하는 행위는 명백한 육체적 성희롱이며, 경우에 따라서는 형법상 강제추행죄로도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유형은 특히 신체접촉이 순간적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증거 확보가 어렵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따라서 사건이 발생한 직후 자세히 기억나는 상황을 기록한 피해 일지 작성, 주변 목격자의 진술 확보, 필요 시 정신과 진단서나 상담 기록 등으로 간접 증거를 모으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가능하다면 현장을 녹음하거나 CCTV 영상 확보를 시도하는 것도 효과적입니다.
3. 언어적 성희롱: 말로도 상처를 줍니다
언어적 성희롱은 직장 내에서 가장 흔히 발생하지만, 종종 “그냥 농담이었어”라는 말로 가볍게 넘겨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말 한마디로도 상대방에게 깊은 상처를 줄 수 있으며, 반복되거나 노골적인 표현일 경우 심각한 인권 침해로 이어집니다.
예를 들어, “애는 얼굴로 승진하겠네”, “그 치마는 너무 야하잖아”, “남자친구랑 잠자리는 잘 돼?” 같은 성적인 암시, 외모 평가, 사생활 언급은 모두 언어적 성희롱입니다. 또한, 여성/남성의 역할을 고정지은 말투나 성차별적인 농담, 욕설도 포함됩니다.
이 경우에는 문자, 이메일, 카카오톡 대화 내용 캡처, 혹은 녹음 파일이 중요한 증거가 됩니다. 구두로 들은 경우에는 빠르게 녹취 앱 등을 통해 기록을 남기거나, 대화 직후 정리하여 문서화하는 방식으로 증거력을 높일 수 있습니다.
■ 성희롱 유형별 대처 및 증거 확보 방법 (표)
| 유형 | 대표 사례 | 1차 대처 방식 | 증거 확보 방법 |
| 시각적 성희롱 | 음란물 공유, 특정 부위 훑어보기, 야한 이미지 부착 등 | 불쾌감 표현, 즉시 중단 요청 | 캡처, 사진 저장, CCTV 영상, 이메일 보관 |
| 육체적 성희롱 | 어깨 주무르기, 손 잡기, 포옹, 뒤에서 껴안기 등 | 자리를 피하거나 단호하게 거절 | 피해 일지 작성, 목격자 진술, 녹음, CCTV, 정신과 진단서 |
| 언어적 성희롱 | 성적인 농담, 외모 평가, 성관계 언급, 성차별 발언 등 | 즉시 항의하거나 대화 중단 | 문자/카톡 캡처, 녹음, 피해 내용 정리 메모, 이메일 증거 등 |
성희롱은 명백한 인권 침해이며, 절대 ‘참아야 할 일’이 아닙니다. 시각적, 육체적, 언어적 방식 모두 피해자에게는 똑같은 상처를 남기며, 이는 반복될수록 깊은 고통으로 남습니다.
피해자는 “예민하다”, “농담을 진지하게 받는다”는 비난을 받을 이유가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당신이 불쾌하고 수치심을 느꼈다면 그 자체로 대응할 이유가 충분하다는 점입니다.
자신의 감정을 의심하지 마십시오. 성희롱은 단순한 오해나 유머가 아니라, 행동의 결과입니다. 상황을 정확히 인식하고, 유형별로 명확히 대응하며, 증거를 확보하여 단호하게 대처해 나간다면 분명히 상황은 바뀔 수 있습니다.
당신이 행동할 때, 직장은 더 안전한 공간이 될 수 있습니다.